[기자회견문 전문] 315 청소년 기후행동 ; 기후악당국가 탈출을 위하여

-315 청소년 기후행동 : 기후악당국가 탈출을 위하여-
기자회견문 전문

우리는 흔히 말하는 좋은 세상에 사는 축복받은 미래세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선택지가 없는 편리가 왜 행복이고 축복이라 불리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옛날처럼 배를 곯는 일은 없지만 숨을 쉬지 못하고 따듯한 집이 있지만 제대로 머물지 못하는 삶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축복은 아닐 것입니다.
매일 마스크를 끼고 눈이 오지 않는 겨울을 보내고 뿌연 하늘을 하루하루 보다보면 어느새 여름이 다가옵니다. 선택지가 없는 소비 시스템과 끝없는 입시의 굴레를 도는 학생들이 바로 여러분이 말하는 축복받은 세대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편리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편리에 비해 앞으로 짊어져야 할 짐이 너무나도 큽니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우리를 미래세대라고 부르면서, 열심히 공부하여 미래를 만들어나갈 책임은 우리에게 주어졌지만, 현재를 바꾸기 위한 권리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고, 그만큼 우리들이 앞으로 짊어져야 할 짐이 무겁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편리와 끊임없는 소비시스템은 저희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에게 자격을 운운하며 문명을 포기하고 떳떳해지라고 말하는 일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왜 우리가 떳떳하지 못한가요? 우리는 그저 피해자입니다. 우리의 행위가 기후변화를 야기했다면 우리를 탓하는 것이 아닌 기후변화를 야기하게 만든 사회를 탓해야 할 것입니다. 저희가 하는 행위는 이러한 사회에 책임을 묻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우리를 미래에 가두어 현재에서 소외시키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모두가 기후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청소년으로서 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항상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일주일 안에 눈이 오고 벚꽃이 피는 마법 같은 일에 익숙해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경고하는데 우리는 그 경고마저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놀라운 수완만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심각한 안전 불감증에 빠져 미래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어느 땐가, 친구에게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니 친구는 “그냥 일찍 죽고 말지 뭘 그렇게 사냐?”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 말고 다른 친구들의 의견도 비슷했습니다. “남들이 죽든 말든 난 나만 잘 살면 돼.” 우리는 아마 대부분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혹여 저 생각이 다른 누군가의 삶을 파괴하는 원인이 될까 두려워졌습니다. 내 무관심이 타인을 죽이는 행위가 되는 것에 기후변화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학교폭력에서는 방관자 역시 가해자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것이 과연 기후변화와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혹시 기후변화의 방관자가 아닙니까?

얼마 전 한 중학교에서 화장 단속을 위해 미세먼지 마스크착용을 금지한 것처럼 이 사회의 미래를 위해 정해진 규칙을 따르고,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하면서, 시험지 속의 문제로 몰아넣고,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와 같은 우리가 겪어야 할 진짜 문제와 당사자인 우리를 떨어뜨립니다.

미래세대라고 불리면서, 열심히 공부하여 미래를 만들어나갈 책임은 우리에게 주어졌지만, 현재를 바꾸기 위한 권리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고, 그만큼 우리들 이 앞으로 짊어져야 할 짐이 무겁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건데, 우리는 기후변화의 피해자이며, 정부와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기후변화 대응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기 있는 모두가 현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우리는 모두가 기후변화의 당사자입니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시기 바랍니다. 현재의 번영을 위해 책임을 미래로 떠넘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기후악당국가 대한민국은 이미 방관자이며, 현재만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우면 에어컨 보급하고, 미세먼지 심하면 옥외공기청정기나 마스크 홍보 열심히 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건가요?

현재 우리나라의 석탄 화력 발전량이 작년38.7%에서 올해 41.9%로 올랐습니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4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온난화을 더 심하게 만들고 있는데 가만히 있는다고 환경이 돌아올까요? 당장 우리가 힘들었던 미세먼지도 중국 때문이라 외치면서 사실은 온실가스,미세먼지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에 열심히 투자하고 지역에 피해주는 우리나라의 기후악당행보를 숨기기 급급할까요.

작년 2018년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가 31.5일로 최고를 기록했고, 역대 최악 폭염으로 서울의 최고기온이 40도 가까이까지 올랐습니다. 서울의 111년 관측 사상 기존 최고 기온이던 1994년의 38.4도(보다 1.2도나 높은 기온을 기록했었죠. 전국에 있는 공식 관측소 95곳 중에서 64.2%에 해당하는 61곳이 역대 최고기온을 작년 2018년에 새롭게 달성했습니다.

당장의 인기에만 연연하며 하는 ‘척’만 하고 진짜 대응은 하지 않는 무책임하고 게으른 기후악당국가 대한민국이 정말로 부끄럽습니다.

저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문명을 버리고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정부, 정치, 학교와 모든 여러분에게 요구합니다.

하나, 우리는 정부에 요구합니다.
제대로 된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하시길 바랍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는 권력싸움의 대상이 아닌 함께 잘 살기 위한, 우리의 일상을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게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모 아니면 도의 한쪽으로 치우치며 서로 싸우는 거나 어딘가에 휩쓸리지 말고, 정부는 단기적, 중기적, 장기적인 정책을 세워 기후 변화, 환경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대로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어린 학생을 비롯한 온 국민이 납득하고 따라갈 수 있는 선명하고 올바른 정책과 방향을 제시해 주신다면 이 심각한 환경문제가 나날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장의 실적을 위한 정책이나 행정이 아닌 정의로운 전환을 통해 사회적인 전환이 함께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하나, 우리는 정치에 요구합니다.
기후변화는 권력싸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주세요. 지금 대응하지 않아 더 심해진다면 지금 싸우고 모함해봤자 어차피 우리는 같이 소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기후정의가 지켜지도록 힘써주세요. 앞으로의 공약에 기후변화관련 공약을 필수적으로 늘리고 치열하게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장 우리가 투표권이 없다고 해서 간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1년 뒤, 5년 뒤,10년 뒤의 일상을 인기싸움으로 망쳐버린다면, 여러분에게 우리는 투표도 지지도 보낼 수 없을 겁니다.

하나, 우리는 학교에 요구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환경교육이 필수과목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껏 환경교육을 들으면서, 어떤 이유 때문에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가 일어나는 걸 배웠지만, 본질적인 해결방안과 우리가 했을 때, 효과가 있는 행동들은 많이 배우지 못했습니다. 당장 우리가 배워야하는 것을 알려주세요. 우리 스스로의 위기를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노력해주세요. 만약 앞으로도 계속 먼 나라 이야기로만, 북극곰의 이야기로만 가르친다면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계속 내며 학교파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만 합니다.

하나, 우리는 친구들과 부모님과 모든 대중에게 요구합니다.
기후변화가 시험범위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교과서의 한 부록으로 여기지 말고, 당장의 위기임을 함께 인식하길 요구합니다. 지구는 언제나 스스로 회복을 해왔습니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빙하가 녹고 북극곰이 집을 잃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은 지구만 아픈 일이 아님을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구가 다시 열을 식히는 날, 우리의 미래는 물속에 잠겨 사라질지 모릅니다. 이미 우리는 폭염과 미세먼지에 고통 받았습니다. 인식하고 함께 목소리를 모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행동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그 때는 우리가 정말로 기후악당이라는 이름을 내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악당에서 영웅으로 바뀌는 그 날까지 우리들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청소년 일동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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