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성명 기자회견문 전문] 524청소년기후행동: 기후악당국가탈출을 위한 교육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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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청소년기후행동: 기후악당국가탈출을 위한 교육개혁

공동 성명 기자회견문 전문

안녕하세요. 기후위기시대에 미래가 멸종위험에 처한 기후악당국가 대한민국의 청소년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4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는 기후악당국가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석탄 화력 발전량은 작년 38.7%에서 올해 41.9%로 올랐고,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그러나 이런 수치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무심한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내가 죽고 없을 때까지는 괜찮을 거야’, ‘귀찮게 왜 그런 걸 신경쓰냐?’ ‘누군가 해주겠지 내가 왜 그걸 해‘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면 모두가 져야 할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게로 돌리는 말들이 돌아옵니다. 네, 물론 청소년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런 무책임한 발언들은 슬프게도, 많은 청소년들이 한번쯤 입 밖으로 꺼내보았을 말들입니다. 아직 철이 덜 들어서 이런 무책임한 말들을 하는 걸까요? 그럼 과연 어른이 되면 저런 생각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를 이런 방관자로 만들었을까요?

우리는 그 원인이 교육의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이지만, 수능만을 위한 입시 중심의 피라미드경쟁사회에서 교육을 받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겐 기후변화/환경은 수능에 도움 되지 않는 과목으로 우선순위에도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와 과학 교과서의 한 모퉁이에도 지구 온난화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적혀 있지만, 그래서 원인이 무엇이고 어떤 영향을 주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는 배운 적이 없습니다. 교과서 내용 이외에 학교에서 별도의 환경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있는 청소년은 일부 선생님이 노력해주시는 이유 외엔 정말 극소수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입시 중심 교육에서는 환경에 가치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시간표 편성을 할 때 입시과목이 우선으로 배치됩니다. 이 때문에 환경교육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납니다. 기후변화/환경 문제는 소수만의 문제도 아닌 세계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위기이며 우리 삶의 방식, 도덕 및 윤리, 우리의 직업 등 개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회 전반의 시스템과 환경의 문제인데도 말입니다. 왜 우리 삶이 위기로 떠밀어지는 것을, 교육시스템은 우리를 잠재적 방관자이며 가해자로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문적, 기술적 방법으로 교육하는 환경교사 또한 전국에 몇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점점 줄어가는 추세입니다. 2009에는 201명, 2018년에는 31명으로 9년 사이에 1/6로 줄었습니다. 환경 교육이 교내에서 전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데, 환경 교사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세계의 많은 국가들은 환경 문제에 대해 국가 차원의 계획, 행동 지침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엔이 채택한 ‘지속가능발전교육’에 따라 그 목표와 행동 지침을 우선적으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호주는 교육의 가치를 환경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미래 지향적 요인과 행동의 관련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환경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인 요소를 고려합니다. 한국도 2013년에 ‘환경교육진흥법’을 제정하여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목표로 환경 보전과 개선을 실천하는 교육을 위한 법률을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제정된 법률과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에 환경교사가 단 한 명밖에 없다는 것. 이것이 한국의 현실입니다. 환경교육로드맵이란 것도 있지만 큰 노력을 안 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분명히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교육은커녕 환경교육 기록만 보아도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환경교육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확실한 체계를 잡지 못했고 입시를 위한 교육시스템을 만들면서 환경과목은 등한시 되고 있으며 심지어 학교에는 이를 담당할 선생님도 안 계십니다. 환경교육의 체계도, 의지나 계획도 너무나도 흐릿합니다.

왜 교육청은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교육하지 않습니까? 기후변화가 지금 당장 닥치고 있는데, 우리의 미래는 멸종되어 버릴지도 모르는데, 그 위기 속에서 왜 우리는 입시만을 위한 교육을 받고 있는 겁니까?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 학생들 개개인의 행복과 바람직한 사회를 위해 교육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잠시 멈춰 서서 고민해야 보아야 할 시점이 분명함을 전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현재 공교육의 교육과정을 폄하하여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환경의 가치에 대한 교육이 교육현장에서 빠지면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방정식을 풀고 뉴턴의 법칙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후변화에 대해 교육받아야 할 권리도 분명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기후변화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학습하지 않는다면 몇 년 후 대한민국을 덮칠 기후재앙에 우리는 아무런 대응도 못한 채 무기력하게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구는 왜 뜨거워지는지, 해수면은 왜 계속 높아지는지, 미세먼지의 원인이 도대체 무엇이고, 오늘과 같은 더위는 왜 점점 심해지는지 그리고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청소년들이 기후변화 문제를 직시하고 보다 지속가능하며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돕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다 폭넓은 교육을 원합니다. 나 혼자만 보는 게 아닌 세계를 보고 이 나라를 보고 우리를 볼 수 있는 그런 교육 말입니다. 교과과목이 아니더라도 의무적으로 들어야하는 그런 지루한 시간이 되어도 괜찮습니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교육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자 우리가 말하는 권리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기후위기의 당사자이며 기후변화로부터 각자의 미래와 일상을 지킬 의무와 권리가 있는 가치 있는 개인으로서, 우리는 대중과 교육청에 요구합니다.

하나, 체계적인 환경 교육을 도입해야 합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교과과목 이외에도 학교폭력 예방교육, 성폭력 예방교육, 장애이해교육 등의 내면의식 교육이나 안전훈련교육, 재난대피훈련, 심폐소생술교육, 화재대처교육 등 위험을 대비한 필수적 교육들을 받습니다. 이것들은 정규수업으로 배치된 교과과목 이외에도 국가가 나서서 필수적으로 가르쳐야 할 중요한 교육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환경 교육이 이런 교육들과 같은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눈앞에 불이 나서 불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를 기후에 대해 공부하고 대비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 또한 청소년들에게 필요합니다.

우리 청소년 기후변화 당사자들은 미래에 경제 주체가 되어서도 기후변화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고, 적응하고 해결 해 나가야하지만 교육에서 이를 외면하면 10년,20년 뒤엔 정말 답이 없을 것입니다. 청소년들이 기후변화라는 위기를 정확히 인식하고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배우는 동시에,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 또한 강화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교육부는 우리에게 필요한 환경 교육의 내용에 대해 깊이 고민하여 모든 학생들이 질 높은 환경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 주세요. 사회, 과학 등 다양한 과목 교과서에 환경 문제를 비중 있게 포함시키고, 최신 자료를 실어 학생들의 이해를 도와야 합니다.

하나,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장려해야 합니다. 학생의 본분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이런 일은 나중에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자리에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선생님과 부모님, 주변 어른들로부터 그런 시선을 수도 없이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그 ‘나중에’라는 말이 우리에겐 무척이나 공허하게 다가옵니다. 앞으로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건 우스운 일이니까요. 우리는 우리의 미래, 그리고 사랑하는 것들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학교 수업을 제쳐두고 시위에 나간다는 게 얼마나 부정적으로 비추어지는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다른 나라와 달리 집회 시간을 오후 3시로 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참여하고 싶지만 학교에 묶여 오지 못하는 청소년들도 수두룩합니다.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인정 결석과 조퇴 사유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지와 응원입니다. 사회 참여도 인정 결석과 조퇴 사유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우리는 우리 세대의 미래, 그리고 우리보다 더 연약한 사람들의 삶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는, 우리 청소년들이 미래에 경제 주체가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문제이며 우리에겐 너무나도 우리의 미래가 절박하게 걸려있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이 땅을 포기하고 싶지 않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면 우리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책상 앞에 앉겠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2019년 5월 24일

멸종위기종 대한민국 청소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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